인류 역사상 그리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온 꽃, 로즈. 동서양의 수많은 신화와 전설의 주인공이자 아름다움과 사랑을 상징하는 꽃입니다. 많은 역사적 인물들이 로즈를 사랑했고, 영국의 장미 전쟁 등이 꽃과 관련된 역사적 사건이나 일화 또한 많습니다. 로즈의 라틴어 로사(Rose)는 붉은'이라는 뜻의 그리스어로 로돔(Rodom)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고대의 장미는 짙은 진홍색이었기 때문에 신화에서 신의 피나 땀을 상징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너스의 꽃, 로즈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꽃인 로즈는 사랑과 미의 여신 비너스와 관련된 신화가 많습니다. 고대 전설에 따르면 로즈는 비너스의 탄생과 함께 나타났다고 합니다. 로마 신화에서 비너스는 바다의 물거품에서 태어났는데, 이 장면을 그린 것이 바로 보티첼리의 유명한 비너스의 탄생(The Birth of Venus)입니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 보티첼리의 이 그림에서 비너스는 바다에 떠 있는 커다란 조개껍데기 위에 서 있고, 주변에는 로즈 꽃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습니다.
그리스에서 로즈는 침묵의 상징이었는데, 비너스의 신호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사랑의 신 큐피트가 어머니 비너스의 밀회를 비밀로 해달라며 침묵의 신 하포크라테스에게 부탁했고, 하프크라테스가 그 응답으로 장미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신화를 바탕으로 라틴어 서브 로사(Sub Rose)가 비밀, 몰래라는 뜻을 가지고 되었고, 후에 언더 더 로즈(Under the Rose)라는 영어 표현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비밀을 상징하는 로즈는 로마 시대 연회석 천장에 조각되었고, 16세기 중엽 교회의 참회실에도 장미를 걸었다고 합니다.
비너스의 아들인 큐피드는 로즈를 너무나 사랑해서 꽃잎에 입을 맞추었는데, 꿀을 모으던 벌이 깜짝 놀라 큐피드의 입술을 쏘았습니다. 화가 난 비너스가 벌의 침을 뽑아서 장미 줄기에 심자 그것이 가시가 되었다고 합니다.
고대 페르시아에서 원래 흰색이었던 장미가 붉어진 것이 나이팅게일 때문이라고 전합니다. 알라가 꽃의 여왕인 로즈를 창조하자 나이팅게일이 그 향기에 취해 날아왔다가 가시에 찔려 죽었고, 그때 흘린 피가 꽃잎을 물들였다는 것입니다.
사랑 혹은 광기 꽃, 로즈의 역사
세계의 역사에서 로즈가 나타난 것은 약 3000만 년 전의 화석이 최초입니다. 최초의 벽화는 1900년 영국의 고고학자 J. 아서 에반스(Arthur J. Evans)가 크레타 섬의 크노소스 궁전을 발견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이 외에도 고대 이집트, 고대 바빌로니아, 고대 페르시아, 고대 중국 등에서 다양한 품종의 장미가 재배되었다는 사실을 벽화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로즈가 관상용으로 재배된 것은 약 3000년 전으로 추정합니다.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군대의 개선 행진에 로즈 꽃잎을 뿌렸고, 영원한 생명과 부활을 상징한다고 생각해 장례식에 사용되었습니다. 중세 유럽에서는 기독교를 상징하는 꽃으로 사랑받았는데, 원래 홑꽃으로 다섯 장의 꽃잎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에서 다섯 군데의 상처를 입은 예수님을 상징하는 '성스러운 5'와 같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성모 마리아를 그린 많은 화가들이 로즈를 함께 그렸는데, 성모 마리아의 우아함과 성스러운 사랑을 상징하다고 믿었습니다.
역사적 인물 중에서 이 꽃과의 일화를 가진 사람은 너무나 많습니다.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를 만날 때 유람선 갑판에 30cm 두께의 로즈를 깔았고, 꽃잎을 띄운 물에서 목욕하거나 로즈 향수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로마의 폭군이었떤 네로는 세계사에 길이 남을 호화로운 연회를 열었습니다. 2009년 고고학자들이 네로 황제의 만찬장을 발굴했는데, 역사학자 수에토니우스(Gaius Suetonius Tranquillus)가 2000년 전 기록한 대로 이 만찬장은 회전식이었습니다. 수에토니우스는 만찬장에 로즈 워터가 솟아나는 분수가 있고 꽃이 비처럼 벽을 타고 내려오는가 하면 곳곳에서 로즈 향수가 뿜어져 나왔다는 기록도 함께 남겼습니다.
의학의 역사와 함께한 로즈의 효능
<살바토레의 아로마테라피 완벽 가이드>의 저자인 살바토레 바탈리아(Salvatore Battaglia)는 고대 의학에서 로즈 오일을 사용했던 여러 분야가 현대 아로마테라피에서 적용하는 분야와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고 합니다.
로즈는 신화 시대부터 의학적인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비너스의 신전에 매일 신선한 꽃을 바치던 밀토라는 여인의 얼굴에 종기가 나서 몹시 흉하게 변해 버렸습니다. 자신의 모습에 슬퍼하던 밀토의 꿈에 비너스가 나타나 제단에 바쳤던 로즈를 얼굴에 바르라고 말했습니다. 여신이 일러준 대로 로즈 향유를 얼굴에 바르자 종기가 씻은 듯이 나았다고 전해 내려옵니다.
로마의 학자 플리니우스(Gaius Plinius Secundus)가 쓴 <박물지 Naturslis Historia>에는 당시 재배된 12가지 종류의 로즈가 기재되어 있고, 단지 향수로서만 가치 있는것이 아니라 고약, 안약, 눈에 바르는 연고로 그 효능이 뛰어나다고 기록했습니다. 플리니우스는 잎과 꽃을 조합한 처방전 32가지와 함께 로즈 와인 제조법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16세기 유럽에서는 흑사병이 창궐하자 로즈 꽃잎을 찧어 환약으로 만든 다음 혓바닥 위에 얹자 신통한 효과를 얻었고, 이후 로즈를 병에 걸리자 않게 지켜주는 부적으로 여겼습니다. 파리 왕립약초원의 의학 연구원인 피에르 포메는 1694년 저서 <의약품의 역사>에서 로즈가 없었더라면 의학이 이처럼 발전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8세기에 와서는 심장이 두근거릴 때 로즈 가루 찜질을 권했고, 로즈와 설탕을 혼합한 물에 조린 레몬이 해독과 전염병 예방에 특효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로마에서는 귀족 여성들이 로즈를 찜질 약으로 사용하면 주름을 없앨 수 있다고 믿었고, 취기를 없애줄 것이라고 생각해 와인을 마실 때 잔에 띄우기도 했습니다.
로즈 티는 여성에게 좋은 효능을 지니고 있는데, 특히 폐경이나 변비에 효과적이고 비타민 C가 많아 노화 방지는 물론 피로 해소에도 좋다고 합니다. 로즈의 아름다운 색깔을 내는 안토시아닌은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콜라겐 형성을 촉진하며, 베타카로틴은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들장미 열매인 로즈힙은 오렌지의 40배, 레몬의 60배에 달하는 비타민 C가 들어 있고 성장 발육을 촉진하는 비타민 A도 풍부해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어린이들의 비타만 공급원으로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여성을 위한 오일
로즈 에센셜 오일은 여러가지 피부 트러블을 완화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특히 상처, 여드름, 주름살을 완하하고 햇빛에 노출된 피부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보습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강력한 식물 활성 성분인 로즈 에센셜 오일은 세포 재생과 영양 공급에 도움을 주고, 피부를 맑고 깨끗하게 개선해 줍니다.
로즈에는 비타민 C가 레몬의 17배, 에스트로겐이 석류의 8배, 비타민 A가 토마토의 20배 정도 함유해 원기 회복이나 노화 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로즈는 비타민 E, K도 들어 있는데 피부 재생 효과가 뛰어나고, 지친 피부에 활력과 생기를 주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로즈 워터는 피지 밸런스를 유지해 주고 모공을 수축해 피부를 매끄럽게 해 주는데, 특히 어떤 피부 타입에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피부 자극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로즈의 향기는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해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해소해 줍니다.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주고 두통에도 효과적입니다.
자연의 기적, 로즈 향기의 특성
로즈는 250가지의 다른 종이 있고 1만 가지가 넘는 이종이 존재합니다. 그중에서 향수로 쓰기 위해 증류되는 것은 프렌치 로즈(Rosa Gallica), 캐비지 로즈(Rosa Centifolia), 다마스크 로즈(Rosa Damascena) 세 가지입니다. 최상의 퀄리티를 지닌 에센셜 오일인 오토(Otto)를 생산하는 것은 불가리아의 다마스크 로즈입니다. 1리터의 로즈 에센셜 오일을 만드는 데 대략 5톤의 꽃이 필요하지만, 꽃의 증류와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에센셜 오일을 추출하는 다마스크 로즈(Rosa Damascena)는 가시가 많은 덤블 관목으로 약 2m 정도로 옆이나 위로 퍼져 자라는 것이 특징입니다. 짙은 녹색의 잎과 분홍색에서 하얀색으로 퇴색하는 두 겹의 꽃이 피어납니다. 꽃을 피우는 윗부분을 채취해 수증기 증류법으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은 달콤하고 풍부한 꽃향기를 지녔습니다.
학명 : Rosa damascena 과 : 장미과(Rosaceae) 추출 부위 : 꽃잎 추출 방법 : 냉침법(Enfleurage) 노트 : 베이스 노트 화학적 분류 : 알코올(Alcohols), 알데하이드(Aldehydes) 화학 구성 성분 : 시트로넬롤(Citronellol) 33~45% - 면역력 강화, 항염, 항바이러스, 살균 / 게라니올(Geraniol) & 네랄(Neral) 11~18% - 방충, 항바이러스, 신경계 이완 / 네롤(Nerol) 3~6% - 살균, 소독 / 리나롤(Linalool) 2.18% - 신경 안정 / 300여 가지 이상의 화학적 성분을 함유한다고 알려져 있고 그중 86% 정도 알려졌음 특성 : 자궁 출혈, 생리 주기 불안정, 생리곤란증, 기능적 불임 등 여성에게 활용도가 높은 오일, 천식, 기침 등 호흡기 관리에 효과, 스트레스로 인한 위궤양, 간세포 재생 활성화, 부정맥, 고지혈증, 고혈압, 항염, 항바이러스 작용(대상포진, 헤르페스 등) Body : 신체 균형 유지. 소독 작용, 완화 작용. 귀의 통증과 불면증에 활용 Skin : 모든 피부에 효과. 민감하고 건조한 노화 피부의 혈액순환을 도와 탄력과 생기 부여, 모세혈관 기능을 강화해 수렴 효과, 피부 발적이나 염증 치료에 사용 Mental :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의 향으로 최음제 기능, 항우울제로 신경 진정제, 심계항진, 흥분성, 불면 치료에 유용 주의 사항 : 무독성, 무자극으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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