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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마테라피

미르(Myrrh) 에센셜 오일

by 나의삶은 2024. 2. 8.

몰약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미르는 몹시 쓰다는 뜻의 아랍어 무르(Mur)에서 유래된 것으로 영어로 미르(Myrrh), 히브리어로 모르(Mor), 그리스어로 무라(Murra)라고 합니다. 약 4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르는 프랑킨센스와 더불어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향기성 물질 중 하나입니다.

미르 나무는 줄기, 가지에서 기름기가 있는 고무 같은 수액 방울을 분비합니다. 말랑말랑한 흰색이었던 수액이 땅으로 떨어지면 노란빛을 띤 갈색 나뭇진으로 변하면서 굳어집니다. 이렇게 굳은 미르는 톡 쏘는 자극적인 쓴맛과 함께 강한 향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아기 예수에게 바친 동방박사의 선물

미르는 구약과 신약성서, 코란에 등장하는데, 신약성서에서는 아기 예수의 탄생을 경배하기 위해 드린 동방박사의 선물(황금, 유향, 몰약) 중 하나였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에도 미르가 언급되는데, 십자가에 매달린 고통을 덜어줄 미르(몰약)를 탄 포도주를 받았으나 마시지 않았다고 기록되었습니다. 요한복음에는 예수님이 죽음을 맞은 후 니고데모가 몰약과 침향(알로에 혼합물) 섞은 것을 100리트라쯤 가지고 와서 (중략) 유대인의 장례법대로 그 향품과 함께 세마포로 쌌더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밖에도 미르는 성서에서 여러 번 언급되는 <아가서>에서는 귀부인들이 향낭에 미르를 넣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에스더서>에 나오는 에스더는 바사왕국의 이하수에로 왕에게 나아가기 전 6개월 동안 몰약(미르)을 사용해 몸을 단장했다고 합니다. 

미르와 관련된 신화에는 앗시리아의 공주 미르라(Myrrha)가 아프로디테에 대한 경배를 거절하다가 누명을 쓰고 사막으로 쫓겨났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미르라는 눈물로 애원하다 나무로 변했는데, 그때부터 미르 나무에서 흰 눈물이 흘렀다고 합니다.

 

4000년의 역사를 가진 미르 

미르를 뜨겁게 가열하거나 태우면 강렬한 향기를 풍기는데, 고대인들은 이 향기가 악취를 제거해주고 진통과 방부의 약리 작용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따라서 나병과 매독 등 많은 전염병 치료, 호흡기 질환이나 치아 건강을 위해 미르를 사용했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미르를 푼트(punt), 푼(phun)이라고 불렀고 매의 머리를 한 태양신 호루스의 눈물에서 나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종료의식이나 시체의 방부 처리, 치료제인 고약을 만드는 데 사용했고 유명한 향수 키피(Kyphi)의 성분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미르는 피부의 주름을 완화하고 젊게 유지해 주는 효능이 있어 이집트 여성들은 미르를 선호했습니다. 또한 미르는 피부 온도를 식히는 효과가 있어 뜨겁고 건조한 이집트 기후에 유용했습니다.

그리스 철학자인 헤로도토스, 테오프라스토스, 플루타르크는 미르를 찬미했고, 약학자인 디오스코리데스와 <박물지 Naturalis Historia>를 저술한 플리니우스는 미르를 치료 연고로 기록했습니다.

중국에서는 7세기경에 알려졌는데 관절염, 생리 관련 질환, 출혈 상처, 치질 치료를 위해 사용했습니다. 영국에서는 조셉 밀러(Joseph Miller)가 개방화, 가열, 건조된 천연물을 가진 식물로 간주했고, 천식, 감기, 약한 잇몸과 치아, 궤양, 나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영국 허브 약전 British Herbal Pharmacopoeia>에는 구강 궤양, 치은염, 인두염에 대한 효과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1540년 미르에서 에센스가 증류되었고, 스위스의 의사 콘라드 게스너(Conrad Gesner)와 코르디우스(Cordius)는 나뭇진에서 연고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했습니다. 그들은 미르를 상처에 바르는 등 피부에 사용하는 것으로 분류했습니다. 또한 영국의 조지 3세 시대에는 왕실 예배당의 의식에서 미르와 유향을 함께 피웠다고 합니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치료적 효능이 입증된 미르

구약과 신약성서, 코란, 그리스와 로마 문자에는 미르의 치료적 특성에 대해 여러 번 언급한 구절이 존재합니다. 이처럼 수천 년 동안 연고, 향수, 향초, 방부제 그리고 통증을 없애고 상처를 치료하는 데 사용되었던 미르는 항박테리아, 항진균, 항염 작용으로 유명합니다. 또한 전통적으로 구강, 잇몸, 목의 감염, 질염, 아구창 등에 사용되었습니다. 이미 고대부터 암을 치료하기 위해 미르를 이용했다는 문헌도 있습니다

미르는 위장과 소화계를 자극하기 때문에 설사, 소화불량, 식욕 부진에 유용합니다. 노화되었거나 주름이 많은 피부, 갈라지고 튼 피부에 효능이 있고, 살균과 소독 기능이 있어 습진, 무좀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생식기계에도 효능이 있는 미르는 생리와 출산을 촉진하고 통증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질염, 백대하, 칸디다증에도 유용합니다. 정화와 건조 작용을 하기 때문에 기침, 기관지염, 목의 통증, 감기 치료에도 효능이 있습니다. 치주염, 구내궤양 등의 염증이나 입 냄새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미르는 충치 예방을 위한 성분을 함유해 불소 대신 치약에 사용되고 있으며, 캡슐 형태로 치나 추출물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조선 중기의 의관 허준이 저술한 <동의보감>에는 미르, 즉 몰약을 파사국(波斯國)에서 나는 소나무의 진액으로 종창의 특효제라고 나와 있습니다.  성질이 평(平)하고 따뜻하며 맛은 쓰고 독은 없다라고 기록했고, 뭉친 혈을 풀어주고 종기나 타박상 등의 상처를 치료하며 뼈와 힘줄이 상하거나 부러져서 어혈이 지고 아픈 것, 매 맞아 생긴 상처, 악창과 지루를 낫게 하는 약재라고 설명했습니다.

 

식물의 특성

사막 지대 특히 아라비아,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등 동북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유래된 미르는 약 10m 크기의 굵고 단단한 관목입니다. 옹이가 많고 가시가 있는 가지에 세 갈래로 잎과 작고 흰꽃을 피우는 것이 특징입니다. 나무와 껍질에서 향기가 나는 방향성 관목으로 타원형의 자두처럼 생긴 열매가 맺힙니다. 나무껍질에 상처를 내면 옅은 노란색의 올레오레진(Oleoresin)이 흘러나오고 공기와 닿으면 반고체의 나뭇진이 됩니다. 나뭇진을 수증기 증류법으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은 풍부하고 따뜻한 매운 향을 지녔습니다.

학명 : Commiphora myrrha
과 : 감람과(Burseraceae)
분포 : 아프리카, 아라비아
추출 부위 : 나뭇진(송진)
추출 방법 : 수증기 증류법
노트 : 베이스 노트
화학적 분류 : 알코올(Alcohol), 세스퀴테르펜(Sesquiterpenes)
화학 구성 성분 : 쿠믹알코올(Cumic Alcohols) 외 35~45% - 방부, 항바이러스, 살균, 강장, 히어라보렌(Heerabolene), 엘레멘(Elemene)외 30~40% - 항염, 소염, 항알레르기, 진정
특성 : 항염, 항진균, 살균(구강 세균, 백선균, 자궁, 치질, 기관지염, 감기, 기침, 무좀, 습진, 욕창), 진통과 진경(생리 촉진, 생리통), 순환과 재생(어혈, 울혈, 튼살, 상처, 노화 피부)
Body : 살균, 항균, 진균에 탁월한 효과. 입, 혀, 목 관리에 유용하고 거담제로활용
Skin : 노화 피부, 치유가 더딘 상처, 진물 나는 습진, 무좀에 유용. 갈라지고 튼 피부 치료
Mental : 몸과 마음의 안정, 평온함
주의 사항 : 일반적인 에센셜 오일과는 달리 점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