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로마테라피의 정의
아로마테라피(Aromatherapy)는 향, 향기를 뜻하는 아로마(Aroma)와 요법이나 치료를 의미하는 테라피(Therapy)의 합성어입니다. 향을 지닌 약용식물의 꽃, 줄기, 잎, 뿌리, 열매 등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을 이용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것으로 방향 요법, 향기 요법이라고 합니다.
아로마테라피는 20세기 초 프랑스의 화학자이자 아로마테라피의 아버지라 불리는 르네 모리스 가트포세(Rene-Maurice Gattefosse, 1881~1950)가 1930년대에 처음 사용했던 프랑스어 아로마테라피(Aromatherapie)에서 기원합니다. 가트포세는 현대 과학 및 실험에 기초한 아로마테라피 체제를 확립했습니다. 특히 에센셜 오일에 대한 의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아로마테라피를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아로마테라피란 용어에 대한 의학적 정의는 정립되지 않았지만 프랑스 의사들은 전염성 질병의 임상 치료에 에센셜 오일을 이용했습니다. 프랑스 의학박사인 장 클로드 라프라즈(Jean Claude Lapraz)는 에센셜 오일은 신체 각 기관의 활동을 활발하게 돕지만 의학적인 통제 하에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아로마테라피는 의학적 통제 하에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적용하기 이른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로마테라피는 육체, 정신, 영혼을 아우르는 전인론적인 효능이 있습니다. 이러한 효능이 아로마테라피에서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입니다. 다양한 에센셜 오일의 향은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 탁월하며 마사지 오일, 입욕제, 방향제, 천연 화장품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활용됩니다.
2. 아로마테라피의 역사
아로마테라피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은 1930년대 르네 모리스 가트포세가 저술한 책에서부터입니다. 그러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용 식물이나 에센셜 오일을 이용한 것은 인류의 기원만큼이나 오래된 것으로 추측합니다.
- 선사시대
1950년대 이라크 북부 자그로스(Zagros) 지역에서 발굴된 네안데르탈인의 동굴은 6만 년 전 유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샤니다르(Shanidar) 유적이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유골과 함께 꽃다발이 발견되었습니다. 꽃가루를 분석한 결과 사양톱풀, 그레이프 히아신스, 아스클레피아스, 마황, 접시꽃, 엉겅퀴, 금불초, 쇠뜨기의 8가지 꽃가루를 발견했습니다. 이 식물의 공통점은 의학적 효능이 있고 이 지역의 전통 치유자들이 현재도 사용하는 약초라는 것입니다. 약 1만 8000년 전 크로마뇽인의 주거지로 추정되는 프랑스 남부 라스코 동굴(Lascaux Cave)에서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용 식물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는 벽화가 발견되었습니다.
- 고대 이집트·인도·중국
질병을 치유하는데 약용 식물을 사용했던 고대인들은 약효를 가진 식물이 신비한 힘이 있다고 생각하고 신성하게 여겼습니다. 그들은 섬기는 신에게 향기를 지닌 식물을 바쳤을 뿐 아니라 상처에 바르거나 달여 먹기도 하고 태워서 연기를 흡입하는 방법으로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식물의 오일을 증류해 지금의 에센셜 오일처럼 활용하고 오일이나 식초에 담가 향유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고대 중국에서도 약초와 침술이 발전했는데 기원전 2800년에 신농이 쓴 <신농본초경>은 350여 종의 식물에 대해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마황(Ephedra Sinica)은 이라크 샤니다르 동굴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합니다. 가장 오래된 중국 의학서인 <황제내경>은 기원전 2000년에 쓰여진 것으로 생강 등의 향료 식물에 대한 기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대 인도는 인더스문여이 태동한 기원전 3000년경에 의학이 시작되었고, 최초의 의료 행위에 대한 2000년 전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의학이 발달했습니다.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식물에 관한 자료와 식물을 찬양하는 수많은 찬가가 남아 있습니다. 실용적인 의술이자 전통 치료법으로 유명한 아유르베다 기원전 2500년경부터 시작되어 약 5000년 이상 인도인들의 일상에서 활용된 치유법입니다. <아유르베다>에 기록된 의술은 아시아 여러 곳으로 전해졌을 뿐 아니라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도 <아유르베다>를 지침으로 환자를 치료했다고 합니다.
- 그리스·로마
고대 이집트인들의 약용 식물에 대한 지식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로 전해져 더욱 발전했습니다. 그리스의 역사가로 유명한 헤로도토스는 기원전 5세기에 이집트를 방문하고 저술한 <역사>에는 향료를 만드는 방법, 치료법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그리스의 의사로 400여 종의 약용 식물 치료법을 기술했는데 전염병이 유행했을 때 예방과 전염 방지를 위해 사람들에게 아로마를 가진 식물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리고 아로마 목욕은 특히 여성의 질병에 도움이 된다고 기록했습니다.
이집트나 그리스인들과 마찬가지로 로마인들 역시 방향성 식물을 축제나 의식 때 사용했습니다. 특히 목욕 문화가 발달했던 로마에서는 에센셜 오일을 바르거나 마사지를 하거나 옷이나 침대에 뿌리는 등 여러 가지로 활용했습니다. 로마 제국이 북유럽까지 영토를 확대하면서 식물을 활용한 의료 지식 역시 전파되었습니다.
- 중세시대
유럽의 중세 시대는 5세기에 있었던 게르만족의 민족 이동과 서로마제국의 멸망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게르만족의 유럽을 지배하면서 그리스와 로마의 예술, 학문, 과학의 전통이 사라졌습니다.
아랍에서는 지식의 가치를 강조했던 압바스 왕조(750~1258)가 세워지면서 황금시대가 열렸습니다. 이집트의 박해를 피해온 기독교인들이 그리스어로 쓰인 책을 아랍어로 번역하는 등 번역가들을 초청해 전 세계 의학서와 과학 서적을 맡겼습니다. 이와 같은 배경에 힘입어 수많은 학자와 과학자가 배출되었는데 특히 아랍의 의사들은 인도와 스페인에서 가져온 약용 식물을 연구하면서 디오스코리데스와 갈렌이 쓴 의학서를 번역했습니다.
의사이자 연금술사였던 자비르 이븐 하이얀(Jabir Ibn Hayyan)이 증류 장치인 알렘빅(Alembic)을 발명하면서 증류법이 발전하자 이슬람의 보물이라 불리던 장미를 증류해 로즈 워터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11세기 페르시아 제국의 철학자이자 과학자, 의사였던 이븐 시나(Ibn Sina 980~10371, 아비시나라고도 불림)는 수많은 발명품 중에서 냉각 코일은 증류법에 혁신적인 영향을 끼쳐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된 오일의 추출 과정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븐 시나가 쓴 <의학의 규범 Canon of Medicine>은 760여 종의 식물과 이로부터 추출할 수 있는 약물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 16세기까지 의학의 표준 교과서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븐 시나의 증류법을 활용한 아랍에서는 이후 900년 동안 순수한 에센셜 오일과 아로마 증류수를 생산했습니다. 아랍에서 생산한 로즈 워터, 여러 가지 에센셜 오일, 증류 방법은 십자군 원정을 통해 유럽에 전해졌습니다.
중세 사람들은 페스트, 천연두 등 전염병이 창궐하자 마룻바닥에 라벤터나 로즈메리를 뿌려두거나 작은 꽃다발로 묶어 지니고 다니면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약용 식물에 관한 지식이 널리 알려졌고, 16세기에는 약국에서 라벤더 원터나 에센셜 오일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 근대·현대
19세기에 이르러 과학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면서 의약품의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1500년 전 파피루스에도 기록되었을 만큼 뛰어난 소염, 해열, 진통 효과가 있는 버드나무 추출물을 아스피린이 대체하는 등 약용 식물의 효능을 의약품이 대신하게 된 것입니다.
근대에 이르러 프랑스에서 아로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프랑스의 화학자 르네 모리스 가트포세는 1910년 향수 공장에서 조향 실험을 하던 중 손에 화상을 입었는데 옆에 있던 라벤더 오일에 손을 담갔다가 통증이 완화되고 화상이 치유되자 아로마 오일의 치유력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아로마테라피(Aromatherapie)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고 1937년 <아로마 용법 : 에센셜 오일, 식물성 호르몬>이라는 책을 발간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군의관 장 발네(Jean Valnet)는 부상병들의 화상이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타임, 캐모마일 등의 에센셜 오일을 사용했습니다. 에센셜 오일의 소독, 살균, 진정, 소염 작용 등 효과를 발견한 그는 1964년 <프랙티스 오브 아로마테라피>라는 책을 출판했습니다. 1960년대 프랑스의 생화학자 마거릿 모리(Marguerit Maury,1895~1968)는 에센셜 오일을 미용, 건강과 연계했고 최초의 아로마 클리닉을 개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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